팬데믹 이후 우리 일상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마스크 착용입니다.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한 필수 도구였던 마스크는 장기적인 착용으로 인해 다양한 신체 반응을 유발하게 되었고, 그중 하나가 구강 건강 문제입니다. 특히 최근 들어 '잇몸병'으로 치과를 찾는 환자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마스크 착용과 그에 따른 구강 환경 변화가 잇몸 질환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마스크 착용 이후 왜 잇몸병이 급증했는지, 그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과학적이고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면역저하가 잇몸병에 미치는 영향
잇몸병, 즉 치은염이나 치주염은 단순한 치아 주변 염증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치아 상실, 전신 염증, 당뇨 및 심혈관 질환과도 연관된 심각한 질환입니다. 팬데믹 동안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활동량은 줄었으며, 외식 및 배달음식 섭취가 많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신체 전반의 면역 기능이 약화되었고, 구강 내 세균에 대한 저항력도 함께 떨어졌습니다. 잇몸병은 기본적으로 구강 내 세균이 치석과 플라그를 형성하면서 발생합니다. 하지만 우리 몸이 건강하고 면역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경우, 이러한 세균의 증식을 일정 수준으로 억제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면역 기능이 저하되면 구강 내 세균이 급속도로 증식하며 염증 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높아지면 면역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증가하여 잇몸조직이 손상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고 심리적으로 억압된 상태에서 생활하던 팬데믹 기간 동안, 사람들은 점점 구강 건강에 무관심해졌고, 면역 저하가 잇몸병을 촉진하는 환경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또한 팬데믹 동안 비타민 D의 합성이 줄어든 점도 잇몸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비타민 D는 항염작용을 하며 면역세포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외부 활동이 줄고 햇빛을 덜 받게 되면서 면역력 저하와 함께 잇몸병의 발병 위험도 증가한 것입니다.
마스크 착용이 구강 위생에 미친 변화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반대로 구강 환경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표적인 현상이 '마스크 마우스(Mask Mouth)'인데, 이는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생기는 구강 건조, 입냄새, 치석 증가, 잇몸 출혈 등의 증상을 말합니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입을 다물고 코로만 숨 쉬는 것이 아니라, 종종 입으로 호흡하게 됩니다. 입 호흡은 구강 내 침의 분비를 감소시키고, 이로 인해 구강이 건조해지면서 세균 번식이 쉬운 환경이 조성됩니다. 침은 본래 구강 내 산도를 중화하고, 세균을 씻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으로 입이 건조해지면 세균이 활발히 증식하며, 잇몸 조직에 염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또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동안은 타인의 시선을 덜 의식하게 되므로 입냄새나 구취에 둔감해지고, 이로 인해 구강 청결 관리에도 소홀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팬데믹 동안 양치 횟수나 칫솔질 시간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조사 결과도 존재합니다. 이는 치석과 플라그 형성을 가속화시키고, 나아가 치주염 발생률을 높이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더불어 외출이 줄고 치과 내원이 꺼려지면서 정기적인 구강 검진과 스케일링 시기를 놓치게 된 경우도 많습니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했어야 할 가벼운 치은염이 치조골 손상을 동반한 만성 치주염으로 악화되는 사례가 다수 보고되었으며, 이는 팬데믹의 대표적인 '숨은 건강 문제'로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즉, 마스크는 감염 예방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주었지만, 그 부작용으로 구강 내 위생 환경을 악화시키며 잇몸병을 유발하거나 심화시키는 복합적인 원인 중 하나가 된 것입니다.
현실적인 예방법
잇몸병은 조기에 관리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하지만 한 번 발생하면 치료가 길어지고 비용이 많이 들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철저한 구강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음은 마스크 착용 생활 속에서도 실천 가능한 잇몸병 예방법입니다. 첫째, 올바른 칫솔질이 기본입니다. 하루 두 번 이상, 특히 자기 전에는 반드시 양치해야 하며, 치아와 잇몸 사이 경계 부위를 부드럽게 닦는 것이 핵심입니다. 너무 딱딱한 칫솔은 잇몸에 상처를 줄 수 있으므로 부드러운 모의 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칫솔은 2~3개월마다 교체해야 합니다. 회전법, 바스법 등 효과적인 양치법을 익히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둘째, 치간 청소를 습관화해야 합니다. 일반 칫솔만으로는 치아 사이 플라그를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치실이나 워터픽 같은 치간 세정 도구를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하루 한 번이라도 꾸준히 사용하면 잇몸 염증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셋째, 구강건조 예방이 중요합니다. 입호흡을 피하고 코로 호흡하는 습관을 들이며, 수분 섭취를 자주 하고 알코올이나 카페인 음료를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구강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무설탕 껌을 씹는 것도 침 분비를 촉진하여 구강 건강 유지에 효과적입니다. 넷째,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절대 미뤄서는 안 됩니다. 최소한 6개월마다 한 번은 스케일링을 통해 플라그와 치석을 제거하고, 잇몸 상태를 점검받아야 합니다. 팬데믹 이후 치과 방문이 줄어든 분이라면 지금이라도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면역력 향상을 위한 식습관이 필수입니다. 비타민 C, D, 아연, 오메가-3 지방산 등은 잇몸 조직의 재생과 염증 완화에 매우 중요합니다. 햇빛을 적절히 쬐고, 녹황색 채소, 생선, 견과류를 섭취하는 건강한 식단은 잇몸병 예방에도 직결됩니다. 마스크를 쓰는 생활이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리는 구강 건강을 더욱 세심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해서 나의 잇몸이 무사하리라는 보장은 없으며,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예방 습관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잇몸병은 단순한 치과 질환이 아니라 전신 건강과 연결된 중요한 문제입니다. 팬데믹 이후, 우리는 마스크라는 새로운 일상에 적응해 왔지만 그 이면에는 구강 위생의 위기가 존재합니다. 면역저하, 구강 건조, 부주의한 양치 습관, 치과 검진 미루기 등은 모두 잇몸병의 원인이 되며, 이를 방치하면 만성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구강 건강에 경각심을 갖고 철저한 관리와 습관 개선을 통해 건강한 잇몸을 유지해야 할 때입니다. 매일의 작지만 꾸준한 실천이 평생의 치아 건강을 지켜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