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대상포진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대 들어 대상포진 진료 건수는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며, 특히 50대 이상 중장년층뿐 아니라 2030 청년층에서도 유병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노인성 질환으로 여겨졌던 대상포진이 이제는 전 연령층에서 흔히 발병하는 질환이 된 것입니다. 그 배경에는 잘못된 생활습관, 면역력 저하, 그리고 예방 백신 미접종이라는 3가지 주요 원인이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대상포진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를 중심으로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대처법까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잘못된 생활습관이 부른 대상포진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가 재활성화되면서 생기는 질환입니다. 어린 시절 수두를 앓은 사람이라면 이 바이러스가 몸속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다시 활성화되어 신경을 따라 수포와 통증을 유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상포진은 단순한 피부병이 아닌, 면역계와 신경계가 동시에 관여하는 복합 질환입니다. 최근 생활환경은 대상포진 발병에 유리한 조건을 많이 제공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수면 부족입니다. 현대인은 스마트폰, 야근, 야식 등으로 수면 시간을 줄이며, 이로 인해 면역세포의 기능이 저하되어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합니다. 특히 청년층은 체력에는 자신 있지만, 수면의 질이나 생활 리듬이 깨진 경우가 많아 대상포진에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과도한 스트레스 또한 큰 요인입니다. 직장인의 경우 업무 강도와 책임감이 커지며 정신적 스트레스가 쌓이기 쉬운데, 이 역시 면역 기능을 약화시켜 대상포진의 방아쇠 역할을 합니다. 잦은 음주, 흡연, 고열량 식사, 불규칙한 식사 습관, 극단적인 다이어트 등도 체내 방어 시스템을 약화시키는 주범입니다. 특히 과로와 피로 누적은 면역 기능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려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활동을 유도합니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면역력은 자연스럽게 감소하며, 고혈압, 당뇨병, 암 치료 등 만성질환이나 면역 억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대상포진 발병률이 더욱 높아집니다. 이러한 모든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대상포진 환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방 백신 접종률이 낮은 이유
대상포진 예방에 있어 백신은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상포진 백신은 크게 두 가지로, 생백신인 ‘조스타박스’와 불활성 백신인 ‘싱그릭스’가 있습니다. 조스타박스는 만 50세 이상 성인에게 1회 접종으로 권장되며, 싱그릭스는 만 50세 이상 또는 면역저하 질환자에게 2회 접종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실제 접종률은 여전히 낮은 편입니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장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비용 부담 때문에 접종을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백신 1회 접종 비용은 15~20만 원 선으로, 일부 병원에서는 더 비싼 경우도 있어 경제적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대상포진을 단순한 피부질환으로 오해하거나, “나는 아직 젊기 때문에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인식의 오류도 원인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최근 20~30대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으며, 발병 시 극심한 신경통, 수면 장애, 후유증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안면마비, 시력 저하, 청력 손상 등 중추신경계 후유증이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예방백신의 효과는 임상적으로도 입증되어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에 따르면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은 대상포진 발병률이 약 90% 이상 감소했으며, 발병 시 증상도 경미하게 나타났습니다. 백신을 통해 대상포진뿐 아니라 포진 후 신경통(PHN)이라는 만성 통증 합병증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은 접종을 더욱 권장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면역력 관리가 최고의 예방법
백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상에서 면역력을 유지하는 생활입니다.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발병하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최고의 예방법입니다.
첫째, 수면입니다. 하루 7~8시간의 충분한 수면은 면역세포 활성화에 필수적이며, 면역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도 정상화됩니다.
둘째, 식습관입니다. 비타민 C, 아연, 셀레늄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면 면역력이 강화되며, 신선한 채소와 과일, 단백질 중심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는 운동입니다. 주 3~5회, 하루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은 체온을 상승시키고 면역세포 활동을 증가시켜 대상포진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단,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피로 누적으로 면역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본인의 체력에 맞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관리입니다. 스트레스는 면역 억제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증가시켜 감염 위험을 높이므로, 하루 10분이라도 명상이나 심호흡, 산책 등으로 긴장을 완화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결론
대상포진은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닌, 면역력 저하와 밀접하게 관련된 전신성 질병입니다. 점점 증가하는 환자 수는 잘못된 생활습관, 낮은 백신 접종률, 방심에서 비롯된 결과입니다. 이제는 ‘한 번 걸려봤자 낫겠지’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사전에 생활을 개선하고 백신을 통해 철저히 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하루하루의 생활습관이 당신의 신경계를 보호하고, 삶의 질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대상포진 예방을 위한 작은 실천을 시작해 보세요.